삼성전자, 세계 최대 용량 HBM3E 개발 성공
메모리 반도체 3강 HBM 경쟁 본격화

▲미국 마이크론이 양산을 개시한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 반도체.[출처=마이크론 홈페이지]
▲미국 마이크론이 양산을 개시한 5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3E) 반도체.[출처=마이크론 홈페이지]

 

생성형 인공지능(AI)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으로 메모리반도체 기업들의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 경쟁이 고조되는 가운데 메모리 업계 만년 3위인 미국 마이크론이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칩에 들어갈 5세대 HBM 반도체를 세계 처음 양산하기 시작헀다. HBM 시장에서 가장 앞서간 SK하이닉스는 물론, 삼성전자도 제치고 선수를 친 것이다. 마침 삼성전자도 세계 최대 용량의 5세대 HBM을 개발하는데 성공해 메모리 3강의 시장 경쟁은 한층 뜨거워질 전망이다.

미국 마이크론은 HBM3E 양산을 개시했다고 지난 26일(현지시간) 밝혔다. 마이크론이 이번에 양산하는 제품은 D램을 8단으로 쌓은 24GB HBM3E다. D램은 10나노급(1b) 제품을 적용, 첨단 실리콘관통전극(TSV) 기술로 적층했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연결해 기존 D램보다 데이터 처리 속도를 혁신적으로 끌어올린 제품으로 AI 칩에 사용되는 GPU(그래픽처리장치)에 대거 탑재된다.

이 제품은 엔비디아가 오는 2분기 출하를 시작하는 H200 GPU에 적용된다고 마이크론은 설명했다. H200은 현재 엔비디아의 주력 제품인 H100을 대체할 최신 칩이다. 메모리 3사 중 H200 채택을 공식 발표한 곳은 마이크론뿐이다. 특히 마이크론은 자사 HBM3E의 전력 소비가 경쟁사 제품보다 30% 적다는 점을 강조했다. 수미트 사다나 마이크론 부사장은 "마이크론은 이번 HBM3E 출시로 양산 속도, 업계 최고의 성능, 차별화된 전력효율이라는 세 가지를 모두 달성했다"고 말했다.

특히 마이크론은 3월 기존 HBM3E보다 우수한 36GB 12단 HBM3E 샘플도 고객사에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계속해서 신제품을 내놓으며 시장을 공략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현재 10% 수준인 HBM 시장 점유율을 내년까지 25%로 끌어올리겠다는 게 마이크론의 목표다.

이번 마이크론의 HBM3E 양산은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 앞선 것이다. SK하이닉스는 오는 3월 HBM3E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고, 삼성전자는 HBM3E 8단 제품과 12단 제품 모두 올 상반기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올해 생산할 HBM 중 80%를 HBM3E로 채운다는 계획이다.

마이크론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를 따라잡기 위해 HBM 세대를 뛰어넘는 승부수를 던졌다. 현재 시장에서 가장 앞선 제품인 4세대 HBM3를 건너뛰고, 곧바로 5세대 HBM3E 양산에 나선 것이다. HBM 시장에서 더는 밀릴 수 없다는 것이다. 마이크론은 본격적인 HBM3E 생산을 위해 지난해 6월 대만 타이중에 신규 공장을 가동했고, 반도체 파운드리(위탁 생산) 1위 기업 TSMC와 협업을 통해 약점으로 꼽히던 패키징 공정을 강화했다.

한편 마이크론의 5세대 HBM 양산 발표에 맞춰 삼성전자는 업계 처음 D램을 12단으로 쌓은 5세대 HBM 개발에 성공했다고 지난 27일 밝혔다. 24Gb D램을 TSV 기술로 12단까지 적층해 현존 최대 용량인 36GB HBM3E를 구현했다. 삼성전자는 HBM3E 12H 샘플을 고객사에 제공하기 시작했고, 올 상반기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HBM은 D램을 수직으로 쌓아올려 일반 D램보다 한꺼번에 더 많은 데이터를 더 빠르게 처리할 수 있는 반도체다. 생성형 AI 열풍으로 AI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핵심 부품인 HBM 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글로벌 HBM 시장은 2023년 11억달러(약 1조4600억원)에서 오는 2027년 51억7000만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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