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철동 사장, 2017년 이후 매년 LGD CEO 하마평
8.6세대 OLED 투자 방안 확정 중책

정철동 LG이노텍 대표가 LG디스플레이 차기 CEO(최고경영자)로 선임됐다. 정 신임 대표는 LG이노텍을 5년간 이끌며 LG이노텍 카메라모듈 사업을 한차원 업그레이드 시켰다는 평가를 받는다. 

LG디스플레이는 내년에 애플 아이패드용 OLED를 처음 공급할 예정이고, 8.6세대(2250㎜ X 2600㎜) 투자도 확정지어야 한다는 점에서 애플과 신뢰 관계를 구축해 온 정 사장이 CEO 적임자로 낙점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광저우 LG디스플레이 OLED 공장 전경. /사진=LG디스플레이
중국 광저우 LG디스플레이 OLED 공장 전경. /사진=LG디스플레이

 

정철동 사장, 2017년 이후 매년 LGD CEO 하마평

 

LG디스플레이는 정기 이사회를 열고 정철동 LG이노텍 사장을 신임 CEO로 선임했다고 23일 밝혔다. 정 신임 대표는 지난 1984년 LG반도체로 입사해 LG디스플레이 생산기술담당, 생산기술센터장, CPO(최고생산책임자)를 거친 제조 기술 전문가다. 

지난 2017년 이후 매년 LG디스플레이 CEO 하마평에 올랐을 정도로 디스플레이 업계 안팎에서 신망이 높다. LG화학 정보전자소재사업본부장(사장), LG이노텍 CEO를 거쳐 이번에 7년 만에 친정인 LG디스플레이로 복귀했다. 

정철동 신임 LG디스플레이 대표. /사진=LG디스플레이
정철동 신임 LG디스플레이 대표. /사진=LG디스플레이

정 CEO의 복귀는 LG디스플레이가 애플과의 비즈니스에서 변곡점에 서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LG디스플레이는 내년 2월부터 애플에 아이패드용 OLED 패널을 신규 공급한다. 애플이 IT용 제품인 아이패드에 OLED 패널을 공급하는 건 내년이 처음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2017년 아이폰에 첫 OLED 패널이 적용될 때만 해도 늦은 양산 준비 탓에 삼성디스플레이에 시장을 고스란히 내준 바 있다. 아이패드용 패널은 연간 1000만대를 기준으로 LG디스플레이가 약 600만대, 삼성디스플레이가 400만대 수준을 공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LG디스플레이로서는 내년 초부터 IT용 OLED 사업에서 승기를 잡고 시작할 수 있는 셈이다. 

내년 2월 첫 생산에 들어갈 아이패드용 OLED 패널 공급이 순조로워야 애플의 IT용 OLED 도입 전략에 편입될 수 있다. 

이는 현재 템포가 떨어져 있는 LG디스플레이의 8.6세대 투자 계획과도 맞물릴 수 밖에 없다. 올해 초만 해도 LG디스플레이는 삼성디스플레이⋅BOE와 함께 8.6세대 OLED 라인 투자 기획에 속도를 냈다. 캐논도키가 아닌 선익시스템 증착장비를 이용해 8.6세대 라인을 구축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애플의 긍정적인 사인을 이끌어 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소 4조~5조원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8.6세대 투자에는 애플로부터 차입 내지는 선급금 수령이 불가피하다. 이 과정에서 올해 초 애플과 LG디스플레이의 협상이 순탄치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새로 CEO에 부임하게 될 정철동 사장 역시 이 방면에서 애플과의 줄다리기에 나서야 한다. 그동안 LG이노텍에서 애플에 카메라모듈을 공급하며 신뢰 관계를 쌓아 왔다는 점에서 어떤 묘수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 디스플레이 산업 전문가는 “내년에도 대형 디스플레이 사업 전망은 좋지 않지만 스마트폰 및 IT용 OLED 사업 만큼은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 만한 기회들이 있다”며 “새로 부임하는 CEO로서는 나쁘지 않은 사업 환경”이라고 말했다.

한편 LG디스플레이는 신임 CEO 선임과 함께 부사장 승진 1명, 전무 승진 1명, 상무 신규 선임 6명 등 2024년 정기 임원인사도 실시했다.

LG디스플레이측은 “이번 인사에서 사업 경쟁력 강화 관점에서 기여가 크고 미래 준비를 위한 잠재력과 역량을 갖춘 인재를 중용했다”고 설명했다. 자원 투입 효율화와 재무 구조 개선에 기여한 김성현 전무(최고재무책임자, CFO)가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베트남법인의 생산 운영 시스템 및 품질 관리 역량을 고도화한 석명수 상무(베트남단지장)는 전무로 승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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