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소와 기업 등 국내 전문가들이 뭉쳐 차세대 우주 광통신 개발에 나선다. 전파를 이용한 현존 통신 기술보다 100배 빠른 기술이며, 향후 다가올 6세대(G) 이동통신 환경에서도 기반 기술 가운데 하나로 활용도가 높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뉴스페이스 시대의 핵심기술 중 하나가 될 우주 광통신 기술 확보를 위해 서울대 천문우주연구센터(센터장 임명신)와 우주 전문 기업인 에스이티시스템 (대표 김정훈)과 메타스페이스(대표 박순창)는 8일 레이저 광통신 기술 개발과 사업화를 진행하기 위한 기술 협약식을 체결했다. 

현재 지구의 궤도를 도는 인공위성에서 얻은 자료는 전파를 이용해 지상으로 보낸다. 이 전파 통신은 뉴스페이스 시대를 맞아 세계 각국에서 매년 수천 대의 위성이 발사될 것으로 예상돼 향후 기술적 난관이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전파만으로는 폭발적으로 늘어날 인공위성과 통신량을 감당할 수 없게 된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대안 중 하나가 레이저를 이용한 광통신이다. 하지만 아직 지상과 위성 사이 우주 광통신은 실용화 단계에 이르지 못했다.

우주 광통신에서 사용할 적외선 레이저는 전파와 비교했을 때 파장이 짧다. 대기를 통과하면서 손실이 많이 일어날 수 밖에 없는 원리다. 따라서 광통신의 핵심기술은 레이저가 대기를 통과하면서 겪게 되는 흔들림과 왜곡 현상을 바로잡는 적응 광학(AO, Adaptive Optics) 기술에 있다.

레이저는 넓게 퍼지는 전파와 달리 직진 속성이 강해 인공위성을 정확하게 겨냥해야 통신할 수 있다. 움직이는 인공위성의 정밀지향과 추적(PAT, Pointing, Acquisition and Tracking) 기술도 중요하다. 현재 위성과 통신은 수십 기가헤르츠 대역의 전파를 이용하고 있다. 레이저 광통신은 수백 테라헤르츠 대역을 사용하기 때문에 100배 이상 빠른 통신이 가능하다.

전파 통신의 위성과 지상 사이 통신 속도는 보통 10~1천 Mbps이다. 광통신을 이용하면 10Gbps 이상의 속도로 통신을 할 수 있다.

지름 수 미터 이상의 안테나를 사용하는 전파 통신과 달리 레이저 광통신은 수센티미터에서 1미터 이내의 망원경을 사용한다. 이 때문에 기지국의 규모도 크게 줄일 수 있다. 앞으로 6G 통신에도 저궤도 위성이 이용될 것으로 보여 레이저 광통신이 중요한 기술로 활용될 수 있다. 드론과 실시간 통신, 달이나 화성과 통신 등 여러 분야에서 활용 가능성이 열려 있다.

이번 공동 기술개발에 참여하는 에스이티시스템은 우주상황인식(SSA, Space Situational Awareness) 분야에 특화된 전문기업이다. 태양활동이 지구와 우주탐사에 미치는 영향 분석과 예측, 레이더를 이용한 우주 감시 분야에 전문적 경험과 기술을 축적해 오고 있다. 이 회사는 적응 광학 기술에 있어 국내에서 가장 앞서가는 서울대 천문우주연구센터와 산학협업을 통해 적응 광학 기술의 완성을 담당한다.

메타스페이스는 지난 18년 동안 천문학 관측기기 설계, 개발에 독보적 기술을 가지고 국내외에 천문대를 건설해 왔다. 위성 추적 플랫폼, 광통신용 망원경 공급 등 우주 사업에 대한 다양한 경험과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 이번 기술 협력에서 정밀지향과 추적 기술을 맡게 될 예정이다.

3자는 레이저 광통신의 개발 과정에서 서울대가 가진 광학망원경도 활용할 계획이다. 또한 에스이티시스템과 메타스페이스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오는 22일 발사 예정인 우주 광통신 실험 위성(LCRD, Laser Communication Relay Demonstration) 연구에도 참여하기로 했다. LCRD는 NASA의 우주 광통신 전용 실험 모듈로, STPSat-6 위성에 실려 발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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