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전소 호재에 테슬라 주가 11일 연속 상승...시총, 다시 1000조원 돌파

▲테슬라의 급속 충전기인 '슈퍼차저'.
▲테슬라의 급속 충전기인 '슈퍼차저'.

포드자동차에 이어 미국 1위 완성차 업체인 제너럴모터스(GM)가 테슬라의 전기차 충전기인 ‘슈퍼차저’ 네트워크를 이용하기로 했다. 전기차 업계에서 충전 시스템을 두고 두 가지 방식이 경쟁하고 있는 가운데 북미권에서는 전기차 충전 표준 결정에 있어 테슬라의 입지가 한층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테슬라는 전기차 판매 수익외에 향후 충전 수익도 기대할 수 있어 테슬라의 주가가 2021년 1월 이후 2년 5개월 만에 11거래일 연속 상승 기록을 다시 썼다.

지난 8일(현지시간) 메리 바라 GM 최고경영자(CEO)는 자신의 트위터에 테슬라 충전망 동참 소식을 전하고 “우리 고객과 산업에 이번 파트너십이 의미하는 바가 있어 흥분된다”고 말했다. 바라 CEO는 이번 파트너십에 대해 “북미의 통일된 표준이 되도록 추진할 수 있는 진정한 기회가 있으며 더 많은 대중이 이 표준을 채택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정말 기쁘다”고 밝혔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도 테슬라와의 파트너십을 발표한 GM의 트위터 발표 내용을 리트윗하고 “이는 전기자동차 발전을 위해 근본적으로 훌륭한 일이 될 것”이라며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전기차 혁명을 목격하고 있다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보편적인 전기차 충전 규격은 합동충전시스템(CCS·DC콤보)이다. 하지만 테슬라는 이와는 다른 별도의 충전 규격인 북미충전표준(NACS) 방식을 고수해 다른 브랜드 전기차가 자사 슈퍼차저를 이용할 수 없었다. NACS는 테슬라가 북미 지역에서 쓰는 충전기 연결 방식이다. 테슬라 외 전기차는 대부분 CCS 연결 방식을 사용하고 있어 별도의 어댑터가 있어야만 호환할 수 있다. 지난 2월 미 백악관과 교통부가 발표한 전기차 충전기 지원 세부 규정에도 보조금을 받기 위해서는 CCS 방식을 사용해야만 한다는 조항이 포함됐다.

하지만 지난달 25일 포드자동차가 테슬라와 파트너십을 맺고 충전기 공유 계속을 밝히며 분위기가 달라졌다. 포드는 내년 초부터 자사 전기차가 미국, 캐나다 등 북미 지역 1만2000여곳에 설치돼 있는 슈퍼차저를 이용한다고 발표했다. 또 지금은 포드 전기차 고객들이 슈퍼차저를 이용하기 위해 별도의 어댑터를 설치해야 하지만 오는 2025년부터는 자사 전기차에 아예 테슬라 충전 표준을 탑재해 어댑터 없이도 충전할 수 있도록 한다고 밝혔다.

이번 GM의 발표 내용도 이와 비슷하다. GM도 2025년부터 생산하는 전기차에 테슬라 충전 표준을 탑재하겠다고 했다. GM은 2025년 미국 내에서만 100만대의 전기차를 생산할 계획이다. 바라 GM CEO는 테슬라와의 이번 거래로 전기차 충전소 구축을 위해 투자하기로 했던 7억5000만달러 중 최대 4억달러를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미국의 3대 자동차 제조업체가 여기에 동참하면 CCS라는 업계의 이전 기준은 버리고 이에 따르라는 압박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협력으로 GM 고객이 사용할 수 있는 급속 충전기의 수는 약 두 배로 늘어나고 테슬라는 자사 충전 표준을 보다 확대하면서 양사 모두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테슬라, GM, 포드 전기차는 현재 미국 전체 전기차 판매량의 약 70%를 차지한다. 테슬라 슈퍼차저는 미국과 캐나다 전체 급속 충전기의 약 60%에 달한다.

이에 따라 테슬라의 충전소 운영 수익도 덩달아 커질 전망이다. 투자은행 파이퍼샌들러의 애널리스트 앨릭스 포터는 이날 낸 리서치 노트에서 테슬라가 포드·GM과의 충전소 계약 덕분에 충전소에서만 내년부터 2030년까지 30억달러(약 4조원), 2032년까지 54억달러(약 7조원)를 벌어들일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백악관도 테슬라 충전기 개방에 대해 환영의 뜻을 밝혔다. 백악관은 이날 성명에서 “올해 초 우리는 공적 자금이 지원되는 전기차 충전시설은 모든 운전자가 접근할 수 있고 안정적이며 저렴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며 “이런 표준은 유연성을 제공하며, 운전자가 신뢰하는 한 CCS와 NACS를 모두 추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지난 2월 테슬라가 2024년 말까지 다른 전기차 운전자들에게 7500개 충전소를 개방하기로 약속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앞서 미국 정부는 지난해 11월 전기차 충전 인프라 확대 정책(National Electric Vehicle Infra Formula Program, NEVI)을 발표하고, 향후 5년간 총 75억달러(약 9조6000억원)의 보조금 예산을 편성한 바 있다. NEVI에 따른 보조금을 받으려면 미국 표준인 CCS 방식을 쓰도록 규정된 상태다.

한편 포드와 GM의 충전기 공유 소식에 9일(현지시간) 테슬라 주가는 전날보다 4.06% 오른 244.40달러에 마감했다. 올해 초 대비 98% 오른 수준이다. 이날 종가 기준 시가총액은 약 7746억달러로, 한화로 따지면 약 1002조원에 달한다. 테슬라 시총은 지난달 24일부터 11거래일간 1940억달러(약 251조원)가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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