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90년대초 이른바 '탱크주의' 신화로 전성기를 누리기도 했던 대우전자의 사명에서 대우라는 이름이 완전히 사라지게 됐다. 지난 1983년 옛 대우그룹이 인수하며 대우전자로 태어난지 37년만이다. 

위니아대우(대표 안병덕)는 지난 6일 주주총회를 열고 이날부터 ‘위니아전자’로 사명을 변경한다고 밝혔다. 영문명은 ‘위니아일렉트로닉스(WINIA Electronics)’다. 모그룹인 대유위니아그룹은 지난 2018년 이 회사를 인수했다. 이후 ‘대우’의 해외 상표권을 관리해 온 포스코인터내셔널(옛 대우인터내셔널)과의 계약이 지난 6월 30일 만료되면서 해외에서 ‘대우’ 대신 ‘위니아(WINIA)’로, 국내에서는 ‘클라쎄(Klasse)’로 각각 마케팅 브랜드를 통일하겠다고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이번 사명 변경에 대해 위니아전자는 모그룹 계열사의 공통 유전자인 ‘위니아(WINIA)’를 강조하고, 종합가전회사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사명 변경으로 계열사인 위니아딤채와의 시너지도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회사측은 위니아전자로의 새 출발을 계기로 종합가전사에 걸맞게 제품 라인업을 확대하고, 소비자 요구에 맞춘 합리적인 제품으로 브랜드 신뢰도를 제고하겠다는 계획이다. 안병덕 대표는 “연내 중남미에서 톱브랜드에 진입하는 것은 물론 북미와 유럽 등 글로벌 유력 시장에서 위니아 브랜드로 괄목할 만한 성장을 거두겠다”고 말했다.

위니아전자의 모태가 된 옛 대우전자는 지난 1983년 대우그룹이 대한전선 가전사업 부문을 인수하며 탄생했다. 이후 1987년 가전 업계 처음 중동에 TV를 수출하고 당시 미수교 상태였던 중국 푸젠성에 첫 현지공장을 세우며 세계 시장에 눈돌리기 시작했다. 1993년에는 이른바 탱크주의 기치 아래 멕시코, 우즈베키스탄, 베트남 등지에 현지 법인과 공장을 속속 진출시키는 등 공격적인 세계 경영에 나서기도 했다.

하지만 1997년 외환 위기후 대우그룹의 다른 계열사들과 마찬가지로 워크아웃에 들어가면서 기나긴 방황을 겪는 처지가 됐다. 주인 없이 오랜 기간을 거친뒤 마침내 지난 2013년 1월 동부그룹이 인수하며 동부대우전자로 개칭했다. 그러나 얼마 못 가 동부그룹이 지난 2015년 워크아웃에 착수하면서 결국 2017년 회사 재매각 운명에 빠졌다. 그러다 2018년 2월 대유그룹이 동부대우전자를 인수하면서 회사명을 잠시 옛 대우전자로 변경했다. 12년 만에 대우전자라는 이름을 되찾게 된 것이다. 이후 해외 한정으로 위니아대우라는 사명을, 지난해 7월부터는 국내에서도 대우전자 대신 위니아대우라는 이름을 각각 사용해오다 이번에 마침내 ‘대우’라는 이름을 완전히 떼게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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