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튬 가격 추이/자료=한국자원정보서비스
▲리튬 가격 추이/자료=한국자원정보서비스

리튬·니켈·코발트 등 배터리 필수 원자재 가격 폭등세가 말 그대로 천정을 뚫고 있는 상황이다. 리튬은 1년새 470% 가까이 급등하고, 코발트 가격은 2배로 뛰는 등 배터리 주요 원자재들이 극심한 수급난에서 벗어날 줄 모르며 공급망 전반이 위태롭다. 일각에서는 전기차 배터리 가격도 하락세를 멈추고 상승할 것이라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지난 13일 기준 탄산리튬 가격은 1㎏당 312.5위안(약 5만8396원)까지 상승했다. 지난해 같은 날 55위안(약 1만259원)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무려 468% 폭등했다. 

글로벌 시장 거래소 가격 추세는 더 큰 심각성을 반영하고 있다. 

12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세계 최대 배터리 생산국인 중국의 탄산리튬 가격은 최근 t당 26만1500위안을 기록했다. 1년 전과 비교해 무려 다섯 배 이상 올랐다. 이날 영국 런던금속거래소(LME) 코발트 가격은 1년 만에 두 배로 올라 t당 7만208달러에 거래됐다. 니켈 가격은 지난 한 달 새 12%나 올랐다. 니켈 가격은 12일 최고 4% 오르며 10년 만에 최고치인 t당 2만2745달러를 기록했다. 10년 만의 최고가를 기록했다. 한 달 사이 12%가 올랐다. 

특히 니켈의 경우 세계 최대 공급국인 인도네시아가 스테인리스강에 주로 쓰이는 니켈선철(NPI)과 페로니켈(니켈철)에 수출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혀 공급 부족 우려가 커졌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지적했다.

이같은 배터리 원자재 가격 급등세는 전기차 보급이 늘고 있는 영향이 크다. 판매가 늘면서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 하고 있는 상황이다. 블룸버그 뉴에너지파이낸스(NEF)는 지난해 310만대를 기록한 전 세계 전기차 판매량이 올해 560만대로 늘 것으로 예상했다. 원자재 수급난과 가격 강세가 앞으로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다. 

최근 LME 니켈 재고는 51일 연속 감소세다. 중국의 니켈 재고도 4859t으로 사상 최저 수준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파리기후협약 목표를 달성한다고 가정할 경우 2040년까지 니켈 수요가 19배로 늘 것이라고 예상했다. 
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는 탄산리튬 공급량이 지난해 49만7000t에서 올해 63만6000t으로 늘겠지만 수요도 50만4000t에서 64만1000t으로 늘 것이라며 수급 상황이 타이트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오미크론 확산, 공급망 혼란 등의 여파로 공급 확대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호주 광산업체들은 코로나19 대유행 때 줄였던 인력을 다시 늘리는 데 어려움을 겪으면서 아직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생산력을 늘리지 못하고 있다.

코발트의 경우 오미크론 변이 확산의 진원지였던 남아프리카공화국, 콩고 등이 주요 산지인 탓에 공급 불안이 지속되고 있다. 리튬을 탄산리튬으로 가공하는 중국 업체들은 지난해 전력 공급 부족으로 생산 차질을 빚었다.

국내 수급 상황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는 ▲수급 위기 0~5 ▲수급 불안 5~20 ▲수급 안정 20~80 ▲공급과잉 80~100을 척도로 수급 안정화 지수를 산출한다. 리튬은 거의 수급 위기 수치에 가까운 5.79로 공급 불안을 이어가고 있다. 니켈은 지난해 5월 68.4를 정점으로 지금까지 곤두박질치고 있다. 이달 니켈 수급 안정화 지수는 8.81로 수급 불안에 해당한다. 코발트는 지난해 11월 소폭 상승해 21.03으로 안정세를 보이다가 이달 들어 8.12를 나타내며 역시 수급 불안으로 돌아섰다.

이에 따라 지난 10년간 하락세를 보였던 배터리 가격도 원자재 가격 상승을 반영해 오름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블룸버그 NEF에 따르면 리튬이온 배터리팩 가격은 2010년만 해도 KWh당 1200달러를 웃돌았으나 지난해 10분의 1 수준인 132달러까지 떨어졌다. 블룸버그 NEF는 올해 배터리 가격이 KWh당 135달러로 소폭 상승할 것으로 예상했다. 배터리 가격의 30%를 차지하는 양극재의 주요 소재인 리튬, 코발트, 니켈 가격이 크게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원자재 확보가 어려워지자 자동차 업체들이 직접 원자재 확보에 나서기도 한다.
테슬라는 최근 자국 광산 업체인 탤런메탈과 농축 니켈 등 원자재 7만5000t을 6년 동안 구매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테슬라는 탤런메탈이 미네소타주 타마락 광산에서 생산한 니켈을 공급받을 예정이다. BMW는 모로코 광산업체 매니지엠과 1억1300만달러 계약을 체결하고 5년간 코발트를 공급받기로 했다. 폭스바겐도 지난달 벌칸 그룹과 리튬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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