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시안 반도체 공장 전경.
▲삼성전자 시안 반도체 공장 전경.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중국 시안에 내려진 도시 봉쇄령이 길어지면서 현지에 생산기지를 둔 삼성전자와 미국 마이크론도 메모리 반도체 생산 차질을 염려하는 입장을 밝혔다. 시안의 봉쇄령이 장기화하면 지난 한해 이어졌던 세계적인 반도체 공급난에 이어 또 한번 시장에 어떤 파장을 야기할지 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 30일(현지 시간) 미국 CNN은 “중국 당국의 시안 폐쇄 조치가 세계 주요 반도체 업체 두 곳(삼성전자와 마이크론)의 생산 운영을 방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전날 마이크론은 성명에서 “23일부터 시행된 시안 봉쇄령으로 현지 근무 인력이 감소해 D램 조립과 테스트 작업에 일부 영향을 미치게 됐다”며 “고객들에게 D램을 공급하기 위해 글로벌 공급망을 조정하고 있으나, 단기적으로 수급 지연이 발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공장에서 가동할 수 있는 인력 수준이 매우 적은 상황”이라며 “협력업체 등 글로벌 공급망에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마이크론은 현재 시안에서 D램 후공정(패키징 및 테스트)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에 대해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마이크론의 경우 시안 시설의 규모가 회사 전체 물량에서 비중이 낮아 큰 여파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다만 단기적으로는 D램 현물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앞서 삼성전자도 시안에 있는 공장의 낸드플래시 생산량을 조정한다고 밝혔다. 지난 29일 오후 삼성전자는 뉴스룸을 통해 중국 시안 코로나19 상황 입장문을 내면서 “임직원의 안전과 건강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회사 경영 방침에 따라 시안 낸드 생산 라인의 탄력적 조정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비상운영 체제로 시안 공장을 운영해 왔지만, 봉쇄가 길어지면서 사실상 생산라인 감축을 결정한 셈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중국 시안에 3차원 낸드플래시 1·2 공장을 운영 중이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두 공장의 생산능력은 삼성전자 전체 낸드플래시 생산량의 42.5%를, 전 세계 낸드플래시 생산량의 15.3%를 각각 차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다만 “글로벌 생산라인 연계를 포함한 다각적인 대책을 마련해 고객 서비스에도 차질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반도체 업계는 이번 봉쇄령이 메모리 반도체 공급망에 줄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단기적인 봉쇄령에 그친다면 통제 가능한 변수지만 장기화되면 세계적인 공급난이 불가피한 동시에 가격에도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낸드플래시의 경우 새해초 가격 하락이 예상됐지만 이번 사태로 하락폭이 줄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베이징 소재 베이즈 컨설팅 그룹의 얀 청인 컨설턴트는 “많은 불확실한 상황이 있지만 글로벌 공급망에 미치는 영향은 통제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얼마나 빨리 코로나19 확산이 멈추고 공장들이 정상 운영으로 복귀할 것인지가 관건인데 지금까지 경험상 중국 정부가 조속히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삼성의 시안 공장에서 만들어진 낸드플래시는 주로 중국 서버 회사들에 공급되기 때문에 큰 타격은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트렌드포스는 “삼성전자가 비교적 많은 양의 재고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단기적으로는 문제없이 공급이 가능할 것”이라며 “다만 봉쇄로 인한 물류 문제에 직면해 제품 배송과 원자재 확보가 지연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물류 문제로 1분기에 각종 낸드 제품 고정가격 하락폭이 축소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예상했다.

한편 시안 봉쇄에도 불구하고 D램과 낸드플래시의 지난 12월 고정거래가격은 전월 대비 변동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트랜드포스에 따르면 PC용 D램 제품인 DDR4 8Gb 1Gx8 2133MHz의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3.71달러로 전월과 동일했다. 메모리카드·USB용 낸드플래시인 128Gb 16Gx8 MLC의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전월과 같은 4.81달러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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