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 사옥 전경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 사옥 전경

 

재계 서열 2위인 현대자동차그룹이 지난 17일 사상 최대 규모의 신규 임원 발탁 인사를 단행했다. 정몽구 명예회장의 마지막 가신 그룹이 퇴진하고 정의선 회장 ‘단독 체제’가 본격화한뒤 내놓은 사실상 첫 인사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핵심은 대폭적인 세대 교체를 통한 미래 사업 대비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17일 현대차 66명, 기아 21명, 현대모비스 17명, 현대건설 15명, 현대엔지니어링 15명 등 총 203명의 신규 임원을 선임했다. 현대차 윤여철 부회장, 이원희 사장, 이광국 사장, 하언태 사장은 각각 고문으로 선임되며 일선에서 물러났다. 이에 따라 현대차 대표이사 체제는 기존 3인 체제에서 정 회장·장재훈 사장 2인 체제로 바뀌게 됐다. 또한 디자인경영담당 피터 슈라이어 사장과 연구개발본부장 알버트 비어만 사장도 각각 담당 분야 조언자 역할만 맡으며 뒤로 물러났다.

후임 연구개발본부장은 박정국 연구개발부본부장(사장)이 맡아 제품 통합개발을 통한 성능 향상 및 전동화, 수소 등 미래기술 개발 가속화를 추진해 나갈 것이라도 회사측은 밝혔다.

특히 이번 신규 임원 인사에서 눈에 띄는 대목은 젊은 임원들의 발탁과 연구개발(R&D) 부문의 중용이다. 신규 임원 승진자 가운데 3명 중 1명이 40대, R&D 부문의 신규 임원 승진자 비율이 37%에 각각 달했다. 미래를 대비하는데 조직 역량의 핵심을 투입하겠다는 회사측 의지가 크게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인포테인먼트, ICT, 자율주행 등 주요 핵심 신기술·사업 분야의 경쟁력 강화를 주도할 차세대 리더를 전면 배치한 이유다.

승진자 가운데 현대차 인포테인먼트개발센터장·전자개발센터장 추교웅 전무, 미래성장기획실장·EV사업부장 김흥수 전무, 현대디자인센터장 이상엽 전무, 기초선행연구소장·수소연료전지사업부장 임태원 전무가 각각 부사장에 올랐고, ICT혁신본부장에는 NHN CTO 출신의 진은숙 부사장을 영입, 임명했다.

추 신임 부사장은 미래 핵심 사업 분야인 전자·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전반을 주도해 왔으며, 향후 커넥티드카 대응을 위한 신규 플랫폼 및 통합제어기 개발 등 미래 핵심기술 개발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김 신임 부사장은 제품 라인업 최적화 및 권역별 상품전략 고도화를 성공적으로 추진해 왔고, 향후 그룹 차원의 미래기술 확보 및 신사업 추진역량 내재화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 신임 부사장은 현대차와 제네시스 디자인을 총괄하며 디자인 경쟁력 강화에 기여했다. GV80, GV70 등의 성공적인 출시를 통해 제네시스 브랜드 정체성 확립에도 주도적 역할을 수행한 것을 인정받은 인사로 보인다. 임 신임 부사장은 재료 및 수소연료전지 분야 기술 전문가다. 그룹의 미래 선행기술 개발을 주도해왔으며, 최근 수소연료전지사업부장 겸직을 통해 수소연료전지 사업 총괄 역할도 맡게 된다.

성과에 따른 발탁도 눈에 띈다.

현대차 글로벌사업관리본부장에 김선섭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 임명했다. 김 부사장은 인도권역본부장을 맡아 코로나19 등 사태로 인한 시장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탄력적 생산 운영을 통해 우수한 사업실적을 달성했으며, 글로벌사업관리본부장 보임을 통해 글로벌 권역체계 고도화 및 권역 간 시너지 확대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현대차 러시아권역본부장에는 오익균 전무를 부사장에 승진 임명했다. 오 부사장은 풍부한 해외사업 경험 기반으로, 러시아 시장 판매 점유율 확대 및 손익 극대화에 기여하였으며, 모빌리티 신규 사업의 성공적 출시 등 중장기 사업 경쟁력 강화를 추진중이다.

이와 함께 자율주행사업부장 장웅준 상무와 AIRS컴퍼니장 김정희 상무는 각각 전무로 승진했다. 장 신임 전무는 자율주행 및 첨단운전보조시스템(ADAS) 분야의 기술력 확보에 높은 성과를 거뒀으며, 향후 확대될 자율주행 분야의 고도화에 기여할 예정이다. 김 신임 전무는 2018년 현대차에 합류한 이후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한 다양한 솔루션 개발 및 적용에 주력해 왔으며, 싱가포르 AIR 센터 설립 등 글로벌 확장을 통해 향후 그룹의 제품 및 서비스에 자체 개발한 AI 기술을 지속적으로 확대 적용할 계획이다.

해외 영입 인사도 있었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인사에서 제네시스 최고브랜드책임자(CBO, Chief Brand Officer)로 그레이엄 러셀 상무를 영입 임명했다. 그는 벤틀리, 맥캘란 등 럭셔리 브랜드에서 쌓은 전략 수립 경험 및 마케팅 전문성을 바탕으로, 제네시스 고객 경험 전반에 걸쳐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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