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으 LS그룹 신임 회장
▲구자은 LS그룹 신임 회장

 

재계 서열 15위 LS그룹이 구자은(57) LS엠트론 회장을 그룹 총수인 신임 회장으로 선임하며 9년만에 3기 체제를 맞이했다. 구자열(68) 현 회장의 바통을 이어받는 구자은 신임 회장은 등장과 동시에 9개 핵심 계열사의 최고 경영자(CEO)를 교체하고, 역대 최대 규모의 인사를 단행했다. 그룹 전반에 걸친 혁신을 한층 더 과감하게 추진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LS그룹은 지난 26일 이사회를 열어 구자은(57·사진) LS엠트론 회장을 새로운 그룹 회장으로 선임하고 계열사 사장단 등 대대적인 2022년도 쇄신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지난 2013년부터 9년간 2대 LS그룹 회장을 맡아왔던 구자열 회장은 구자은 회장에게 차기 회장직을 넘긴 뒤 (주)LS 이사회 의장을 맡는다. 이로써 LS그룹은 창업 1세대인 고 구태회 LS전선 명예회장, 고 구평회 E1 명예회장, 고 구두회 예스코 명예회장 삼형제가 세운 ‘그룹 공동경영’ 원칙을 이어가게 됐다. 9년간 그룹 경영을 번갈아 맞는 전통이다.

2004년 LS그룹이 LG그룹에서 계열 분리될 당시 구태회 명예회장의 장남인 구자홍 LS니꼬동제련 회장이 초대 LS그룹 회장을 맡았다. 이후 회장직은 2013년 구평회 명예회장의 장남인 구자열 회장으로 자연스레 넘어갔고, 내년부터는 구두회 명예회장의 외아들인 구자은 회장으로 이양된다.

LS그룹은 또 이날 구 신임 회장을 보좌할 진용도 새로 갖췄다. 지주사인 ㈜LS를 비롯해 총 9개 계열사의 수장이 교체됐고, 역대 최대 규모인 47명이 승진했다. 부사장 2명, 전무 6명, 상무 15명, 신규 이사 선임 24명 등이다.

명노현 LS전선 사장은 ㈜LS 최고경영자(CEO)로 자리를 옮겨 구 신임 회장을 보좌한다. 구본규 LS 엠트론 부사장은 흑자 전환을 이뤄낸 공을 인정받아 LS전선 CEO로 선임됐다. 김형원 LS전선 에너지·시공사업본부장과 권봉현 LS 일렉트릭 자동화CIC 최고운영책임자(COO) 등 2명은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LS일렉트릭은 사내독립기업(CIC)인 글로벌·스마트에너지 조직 최고운영책임자(COO)로 필립모리스 대만 사장, 디아지오 북아시아 사장, 농심켈로그 사장 등 유수 글로벌 기업을 거친 김종우 사장을 임명했다.

LS그룹 3세 승계도 고려해 인사가 진행됐다. 이날 구본규(42) LS엠트론 부사장은 LS전선 CEO로 이동했다. 구본규 부사장은 구자엽 LS전선 회장의 장남으로, 사실상 그룹의 모태인 LS전선의 CEO라는 중책을 맡게 됐다. 또 구자철 예스코 회장의 장남인 1984년생 구본권(34) LS니꼬동제련 상무도 이날 전무로 승진했다.

▲LS그룹 가계도
▲LS그룹 가계도

LS그룹은 “새로운 LS 3기 체제를 맞아 그룹 전반에 활력을 불어 넣고 ESG와 친환경으로 더욱 가속화된 전기화 시대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차세대 리더를 대폭 발탁하는 등 미래 성장 박차에 중점을 둔 인사”라고 말했다.

신임 구자은 LS그룹 회장은 구자열 현 회장의 후임으로 일찌감치 낙점돼 예견된 등장이었다. LS의 차기 총수로 예상된 만큼 승계를 위한 준비도 착실히 해왔다. 이미 지주사 LS 지분은 46인의 LS 특수관계자 중 가장 많은 3.63%를 보유 중이다.

구 신임 회장은 30년 간 현장에서 쌓은 다양한 경험도 풍부하다. 그는 1990년 LG정유(현 GS칼텍스)에 사원으로 입사한뒤, LG전자, LG상사, LS니꼬동제련, LS전선, LS엠트론 등을 거치며 다양한 사업 분야에서 국내외 업무를 수행했다. 지난 2019년부터는 지주사 내 미래혁신단을 맡아 각 계열사별로 추진중인 디지털 전환 과제를 촉진하고, ‘애자일’ 경영기법을 전파하는 등 LS그룹의 미래를 위한 변화를 이끌어 왔다.

닻을 올린 ‘구자은호(號)’는 새로운 도약을 향해 혁신의 속도를 올릴 것으로 전망된다. 47명이라는 역대 최대 규모의 승진 인사와 9개 계열사 수장을 교체하는 ‘강수’를 둔 이유로 풀이된다. 무엇보다 LS그룹의 주력인 전선 인프라와 에너지 종합 솔루션 사업 등을 친환경 기조에 맞춰 더 키워나갈 전망이다.

다만 현재 LS그룹이 안고 있는 ‘통행세’ 관련 사법 리스크는 부담이다. 검찰은 공정거래위원회 요청으로 지난해 구자은·구자홍 회장과 구자엽 LS전선 회장 등을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이들이 2006년부터 14년 동안 전기동 거래 중간에 LS글로벌을 끼워 넣어 부당이득을 챙겨왔다고 봤다. 이에 대해 LS측은 LS글로벌이 전기동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 위해 정상적으로 거래해 왔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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